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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테크를 지키기 위해서...
by cinequanon

'영진위'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9.02.27
    [경향신문]“시네마테크는 어디로…” 영화인들 ‘분노의 토론회’
  2. 2009.02.27
    [경향신문]영진위는 왜 ‘시네마테크’를 흔드나

*이 기사의 저작권은 경향신문에 있습니다. 

정부의 영화정책에 대한 영화인들의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사)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이하 ‘한시협’)는 23일 시네마테크전용관인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시네마테크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라는 주제로 28일 토론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날 서울시네마떼끄에서 상영될 예정이던 존 포드 감독의 ‘분노의 포도’ 상영은 취소됐다.

영화인들이 예정된 상영까지 취소하고 토론회를 개최하는 이유는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시네마떼끄에 대한 지원을 공개 공모제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서울아트시네마 등 국내 시네마떼끄들은 그동안 영화사적인 의미가 있는 영화들을 재상영하고 예술영화를 공유하는 상영공간으로 자리매김 해 왔다.

한시협은 “올 2월에 시네마테크에 대한 일부 사업비를 지원하던 시네마테크 지원사업이 공개 공모제로 전환될 위기에 처했다”며 “지금까지의 지원 제도로도 시네마테크 운영의 안정성이 보장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공개 공모제 전환은 불안정성을 더 높이는 결과를 초래해 시네마테크를 심각한 위기 상황으로 몰아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화인들은 “2009년도 시네마테크 지원에 대한 공개 공모로의 전환 시행은 일단 유보되는 듯 보이지만 단지 시행일이 조금 미루어졌을 뿐, 당장 올해 중반이면 내년 사업 진행을 위한 시네마테크 지원사업 공개 공모의 공고가 진행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한시협 측은 “지난 2008년에도 영화진흥위원회의 예산 불용 처리로 안정적인 공간 확보를 위해 진행하던 복합상영관 추진안이 표류한 바 있다”고 비판했다.

한시협은 28일 열릴 토론회가 “영화인들과 관객, 시네마테크 관계자가 함께 참여하여 90년대 이래로 민간의 자율성과 활력으로 성장해 온 시네마테크가 직면하게 된 위기상황과 더불어 향후 대응 방향을 모색하고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28일 토론회에는 오승욱, 정윤철 감독과 영화평론가 김영진씨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한편, 영화인들은 지난 11일에도 영진위가 영화 제작지원을 상업영화와 비상업영화로 구분하는 방식으로 바꿔 독립영화 지원을 대신해 장편과 중편, 단편으로 나눠서 영화를 지원하도록 한 것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가진 바 있다.

영화인들은 이로 인해 충무로에 기반을 둔 영화사들이 제작비 지원을 신청해 ‘다양성 확보’라는 본래 취지를 흔드는 결과를 만들고 있다며 ▲정부의 지원정책 ▲독립영화 상영이 가능한 배급환경의 변화 등을 요구한 바 있다.

<경향닷컴 손봉석기자 paulsohn@kh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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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의 저작권은 경향신문에 있습니다.

‘실물보다 큰’


영화의 신(神)은 어디에 삽니까.


칼 같은 겨울 바람이 불던 10일 오후, 영화의 신전에 다녀왔습니다. 누린내 나는 돼지머리 고기집을 지나, 전기 기타가 새 주인을 기다리는 악기상을 넘어, 종로 낙원상가 4층에 올랐습니다. 한국에서 영화의 신은 이 누추한 신전에 모셔져 있습니다.

서울아트시네마는 2005년 이곳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한적하고 깔끔했던 소격동 아트선재센터 건물에서 3년을 보낸 뒤였습니다. 그 이전에는 사당동 등지에 흩어져 있었습니다. 한국의 젊은 영화 신도들은 그렇게 장소를 옮겨가며 앞서간 영화의 신들을 사모하고 경배해 왔습니다.

추운 평일 오후였지만, 극장에는 70여명의 관객이 모였습니다. 대부분의 관객이 혼자 온 듯 보인다는 점도 여느 극장과 다른 풍경입니다. 이들의 목적은 친교, 유희가 아닙니다. 이들은 영화의 신과의 직접 만남을 추구하는 ‘근본주의자’이자, 영화 예술의 전위를 음미하는 ‘얼리어답터’이고, 잊혀져가는 영화 유산을 기억하는 ‘고고학자’입니다.

이날 제가 만난 신은 니콜라스 레이. 그의 대표작 <실물보다 큰>(원제 Bigger Than Life)이 스크린에 투사됐습니다. 가정과 직장에 충실한 가장 에드는 희귀병으로 쓰러집니다. 의사들이 실험 중인 신약을 투약하자 에드는 병석을 털고 일어납니다. 그러나 신약에는 예기치 못한 부작용이 있었습니다. 성실했던 가장은 어느새 공포의 폭군으로 변합니다. 제작사는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인 20세기 폭스. 스튜디오 시스템이 허술했던 것일까요, 스튜디오 간부가 개방적인 사람이었을까요, 아니면 당대 관객의 감수성이 전위적이었을까요. 이 광기어린 가족극이 1956년도에 제작됐다는 사실을 도무지 믿을 수 없었습니다.

연중 최고 행사인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가 갓 열린 2월초, 서울아트시네마는 영화진흥위원회로부터 갑작스러운 통보를 받았습니다. 시네마테크 전용관 위탁 사업을 공모제로 전환하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1년 간의 지원 기간이 1달도 남지 않은 시점이었죠.

지난해의 경우 서울아트시네마는 영진위 지원금 4억5000만원을 받았습니다. 이 돈은 공간 임대료, 운영비 등 연간 예산의 30%에 해당합니다. 영진위 측은 지난해 국감에서 비공모제의 문제점이 지적됐기 때문이라고 해명하고 있습니다.

고전·예술 영화를 보유하고 상영하는 시네마테크는 정부의 지원을 받아 출발하지 않았습니다. 영화를 사랑하고, 영화를 보고 싶고, 영화를 나누고 싶은 청년들이 1990년대 중반부터 자발적으로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쌓여온 시네마테크들의 역량이 2002년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로 뭉쳤고, 오늘날에 이르렀습니다. “시네마테크에 후원하는 것은 한국의 영화문화와 예술에 투자하는 것”(유현목 감독), “우리의 영화팬들이 지난 작품들을 다시 볼 수 있고 즐길 수 있을 때 우리 영화는 좀더 풍부해지며 탄탄한 전통을 쌓아갈 수 있을 것”(배우 안성기) 등은 시네마테크를 위한 헌사입니다.

영화를 ‘진흥’한다는 영진위는 뒤늦게 끼어들어 몇억원의 돈으로 시네마테크의 역사를 흔들려 합니다. 서울아트시네마는 이미 올해 20개 이상의 행사 계획을 세워 놓았습니다.

설령 공모를 통해 서울아트시네마가 탈락해 정체모를 누군가가 시네마테크 운영 주체로 나선다 하더라도, 영화의 신도들은 새 신전을 찾지 않을 것입니다. 신이 아니라 신전의 규모에 반해 종교를 가지는 신도가 진정한 신도입니까.

“기껏 영화일 뿐”이라고 말하는 분들께서 기억할 만한 역사의 사건이 있습니다. 시네마테크 프랑세즈의 앙리 랑글루아 관장이 해임되자, 이에 반대한 장 뤽 고다르, 알렝 레네 등 당대의 혁신적인 젊은 감독이 거리로 나섰습니다. 학생, 노동자가 뒤를 따랐습니다. 서구 사회의 가치관, 시스템을 송두리째 뒤흔든 68혁명의 시작입니다.

<백승찬 기자 myungw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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