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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다르와 시네마테크 * 3/14에 있었던 김성욱 프로그래머의 의 후기입니다. 'JLG/JLG: 고다르의 자화상'은 고다르가 스스로를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비춰보고 있다. 그는 자신을 비춰보고 있는 그를 스크린에 재차 투영하고 있다. 그의 어린시절 사진이 보인다. 그는 죽음이전에 미리 상복을 입고 있다고 말한다. 영화에는 오지 않은 시간에 대한 애도로 가득하다. 상영되지 못한 영화들, 역사와 함께 만들어질 수 없었던 영화들에 대한 애도는 동시에 미래에 만들어질 영화들이 필연적으로 안고 있을 결핍을 이야기 하고 있다. 영화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고다르의 아뜰리에는 하나의 극장이고 박물관이며 그 속의 고다르는 이야기의 화자이자 감독이자 영화의 주인공이다. 그는 자신의 몸과 자신의 세계를 박물관 속에 전시하고 있는 것처럼 .. 더보기
시네마테크의 소환-나에게 아트시네마란 나는 시네필이 뭔지 모르겠다. 이제 생각해 보니 영화가 뭔지도 모르겠다. 몇년동안 극장에 안간 적도 있었다. 다시 극장에 다니기 시작한게 아트선재센터, 그러니까 서울아트시네마의 전신이었던 그곳이 있을 때다. 거기에 드나들다 아트시네마의 개관도 함께하게 되었다. 나는 시간이 허락할 때면 아트시네마에 간다. 무척 보고 싶던 영화도 시간이 안 맞으면 못보고 별로 보고 싶지 않던 영화도 시간이 맞으면 그냥 본다. 나는 반찬투정을 모르는 아이처럼 아무영화나 주워먹는다, 주는대로. 거기서 내가 한게 대체 무엇일까. 나는 어딘가 갈 곳이 필요했고 아트시네마에 갔다. 아트시네마가 이사를 했을때는 나도 따라갔다. 아트시네마는 나의 집이고 나의 밥이다. 거기서 나는 잠시나마 내가 된다. 거기서 나는 잠시나마 나를 잊는다... 더보기
2008년, 언젠가의 서울아트시네마 (화선지/먹 2008) 내가 미대를 다니고 있다고 말하면, 주변의 많은 사람들은 슬쩍 놀라는 눈치를 보여주신다. 졸업을 했거나 영화와 관련된 학과를 다니거나 할 거라 생각했던 사람이, '그림'이라는 걸 그린다는 것 자체에 놀라시는 것 같다. 그럴 때마다 나는 늘 나를 '미대생'이라고 강조한다. 얼마 전 개강 후 한 교수님이 장래희망을 물어보시길래 나는 서슴치 않고 이렇게 답했다. "그림도 그리는 영화감독" 그러니까 나는, 미대생의 탈을 뒤집어 쓴 관객 중 하나다. 미대생은 졸업시즌이 다가오면 논문대신 졸업작품을 제출해 졸업 여부를 평가받아야하므로, 보통은 3학년 2학기부터 졸업작품에 대한 압박을 느끼곤 한다. 나는 이제 3학년 1학기. 물론 조바심 낼 필요는 없지만, 지금부터라도 생각해두지 않으면 분명 .. 더보기